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가 덜 팔린다. 1992년 이후, 3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2200억 원 시장을 형성하며 편의점에서 잘 나가던 숙취해소제가 올해 2월 -13.9%, 3월 -22.5%로 전년대비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다.(출처=경향신문)
이유는 회식이 줄고, 술자리가 줄어서다. 접촉과 대규모 식사 자리를 자제하는 코로나의 시국 속에서 직접적인 매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이 더 적어 보이지만, 생각지 않았던 영역이다.
반대로 편의점에서의 술 판매는 지난해보다 20% 늘었다. 2018년 - 19년, 기존의 성장세가 10~12% 내외였기에 속도가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와인(+39.2%)과 양주(+26.5%)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진다. 재밌는 건 그다음이 막걸리(+21.1%)라는 점이다. 회식에서 많이 마시던 소주(+17.3%), 맥주(+10.4%)는 홈술로는 덜 매력적인가 보다. 오히려 맥주는 기존의 판매량이 워낙 높았던 탓도 있을 것이다.
장소와 시간에 대한 변화도 크다. 같은 편의점이더라도, 회사가 많은 오피스 상권의 편의점보다 주택가의 편의점 술 소비가 늘었다. 그리고 오후 11시 이후 매출이 특히 늘었는데, 배달이 마감되는 시간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홈술의 소비 트렌드와 연결된 부분은 뭘까. 일단 안주다. 홈술족을 타겟으로 한 간편식 안주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16년 195억 수준이던 냉동 안주 간편식이 3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해서 시장 규모 1000억을 넘겼다.
집에선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홈술의 상당수가 혼술인 점을 고려하면 조리기구가 점차 소형화되고, 콤팩트해질 것이다. 작아진 외관이지만 핵심 기능은 2개 이상을 겸비한 제품군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1~2인 가구 위주의 가정에서는 대형 가전과 기구를 놓을 공간도, 이유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리 안 하는 요즘 사람들에겐 가끔씩만 쓰는 가스레인지 같은 가전은 점차 사라지고, 전자레인지나 물 끓이는 포트 등의 핵심 기능을 남겨둔 가전만 남게 될 것이다.
반대로 편의점은 각종 조리 기능을 대신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극단적 간편함과 조리 식사의 영역을 겸한 기능을 점차 넓혀나갈 것 같다. 요즘같이 편의점 배달이 주목받는 시기에서는 집에서 필요한 물품의 세트를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것이 쉽게 상상된다. 간단한 문구나 간편식만 제공하던 편의점에서 튀김, 커피, 주류, 베이커리까지 같이 제공하는 편의점으로의 변화도 앞으로 그려지는 모습의 일부다.
참고기사 : 경향신문, "편의점 주류 판매 증가, 홈술이 늘어!…숙취해소제는 ‘내리막’, 회식이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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