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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이슈 | Issues

창고가 아니다 풀필먼트다. 아마존 쿠팡 네이버 카카오의 풀필먼트

by 티거위트 2020.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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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에 태어난 아마존. 수많은 책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배송과 물류를 배워나간다. 5년 뒤인 1999년, 제프 윌크가 아마존에 합류하면서 물류센터(Distribution Center)를 풀필먼트 센터(Fulfillment Center)로 바꾼다. 풀필먼트는 기대되는 무언가를 충족시킨다는 의미다.

아마존의 택배

물류센터에서 충족시켜야 하는 무언가는 뭘까? 새벽같이 빠른 배송일까, 어마어마한 처리 물량일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순서가 명확하다. 내가 주문한 물건이 오류 없이 오는 게 첫 번째다.

풀필먼트가 이전의 물류와 다른 점 (혹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 그 정확성에서 차이가 난다. 창고에 존재하는 물품의 종류가 10만 가지에 소비자들의 주문 패턴은 랜덤에 가깝다. 배송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그래서 정확해야 한다. 상품 개수가 적고 한 번에 많은 양을 구매했던 예전과 달리, 판매되는 제품의 종류와 구매 빈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가족 구성이 1~2인 가족 중심으로 재편됐고,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진 제품 영역이 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다른 점은 주문 후 출고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아마존은 기존의 물류센터를 전면 재설계하고 소프트웨어까지 새롭게 개발했다. 이후 주문 후 선적까지의 리드타임을 3일에서 4시간으로 단축했다. 약 20배 빠른 속도다. 빠른 출고는 정해진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물류량과 직결된다. 정확하면서도 빠른 풀필먼트가 처리량까지 갖춘 것이다.

이로써 풀필먼트가 제 역할을 시작하게 된다. 이제 풀필먼트를 셀러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판매자를 뜻하는 셀러는 아마존, 네이버 등의 플랫폼에 수도 없이 많다. 셀러 입장에서 가장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었던 택배 발송을 풀필먼트가 대신해주게 됐다. 셀러 입장에서 가장 난감하고, 시간을 쓸수록 손해 보는 파트였던 오배송 컴플레인 대응은 풀필먼트 덕분에 없어지거나 매우 쉬워졌다. 판매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 사진=블로터

풀필먼트가 제대로 되려면 3가지가 갖춰져야 한다. 데이터, 동선, 데이터 피드백이다.

물품이 입고되고, 적절한 위치에서 보관, 주문 시 픽업을 거쳐 출고되는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연결된 데이터로 처리되어야 한다. 반드시 하나의 데이터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0만 개의 상품들이 제멋대로 없어지고 갑자기 생기는 참사가 발생한다. 이렇게 데이터 처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해진 입고 절차를 거쳐서 상품이 데이터화 되는 과정을 거치고, 모든 이동마다 실물과 데이터가 연동되어야 한다. 기술 발전을 통해 전 과정과 데이터 처리 과정의 비용이 대폭 낮춰져서 가능해진 포인트다.

두 번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관 후 픽업과 출고가 이뤄지는 동선이 최적화돼야 한다. 넓디넓은 창고 (굉장히 작은 풀필먼트 창고가 1000평 정도다)에서 4~5가지의 물품을 픽업하느라 각 모서리의 꼭짓점을 찍으면서 작업을 하면 단 한건의 배송을 처리하느라 20분이 소요될 것이다. 한 사람이 8시간 동안 30건도 처리 못하는 풀필먼트는 필요 없다.

입고 - 보관 - 픽업 - 출고의 과정을 거친 배송상자가 고객에게 도착한다. 고객이 주문한 대로 모든 물품이 빠지지도, 더해지지도 않게 왔다면 좋겠다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배송에 불만이 생긴 고객은 판매자에게로, 판매자는 풀필먼트 센터와 이를 공유한다. 센터에서는 이렇게 발생한 오배송을 역추적해서 오류를 개선할 수 있는 디버깅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데이터에 대한 상세 피드백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스스로 형성하듯, 100만 개의 상품이 선사하는 혼란 속에서도 개선이 가능하다.

피드백은 중요하다. 사진=Fisher Colleage of Business

이렇게 풀필먼트 센터의 정확성과 속도는 경쟁력이 된다. 경쟁력은 곧 수익성이다. 굳건히 갖춘 경쟁력은 셀러들에게 널리 퍼지게 되고, 셀러들에 의한 풀필먼트 처리량은 증가한다. 판매에 전념할 수 있게 된 셀러들의 판매량은 계속 증가한다. 처리량의 증가는 풀필먼트 센터의 양적 경쟁력을 강화해주고 수익성으로 이어진다.

물류는 이전부터 주요한 산업이었다. 실크로드와 로마의 도로가 왜 전설적인 길인지, 표국의 존재가 그 중요성을 방증한다. 다품종의 상품을 끊임없이 소비하고 있는 현대에서는 풀필먼트가 계속 중요해질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풀필먼트 산업 규모를 작게는 8천억에서 조금 많게는 2.1조 정도로 보면서도 보수적인 수치라고 한다. (출처 = 8천억: 바이라인네트워크,두손컴퍼니 | 2.1조: 물류신문, 하이투자증권)

네이버와 카카오의 풀필먼트 시장 진출이 공식화됐다. 둘 다 아마존처럼 직접 하는 건 아니고 파트너십을 통한 진출로 예상된다. 현재까지의 예상으로는 네이버의 압승이 예상되나, 카카오도 틈새를 찾아나갈 것이다. 네이버의 압승이 예상되는 이유로는 이미 셀러와 구매자를 모두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판매 플랫폼은 네이버 쇼핑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투자한 위킵, 두손컴퍼니, 메쉬코리아 중 위킵과 두손컴퍼니가 풀필먼트 섹션이다. 판매 플랫폼과 투자 회사에 의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네이버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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