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로의 전환이자, 반강제 이주 현상. 삼성 등의 대형 광고주 위주로 마케팅을 대행하던 제일기획에도 예외는 없다. 고객의 구매 패턴이 바뀌고, 광고주들의 요구 사항이 변경되면 광고 대행사는 당연히 따라가게 된다. 오히려 선제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이커머스와 디지털 마케팅에 대해선 제일기획도 꾸준한 경험을 쌓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것만으로는 어려운 걸까, 직접 이커머스를 한다고 한다. 제삼기획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압박과 핍박을 받아온 제일기획의 프로들이 오픈한, 새로운 물건만 파는 상점. 제삼기획"
대표적인 새로운 물건으로 존 버(John Burr) 선생의 성공 전략. 직장인 플래너 "직장인 버티겠달력"이 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달력으로, '1년 씹어 먹겠단 각오로 버티는 1월', '해맑은 동심으로 버티는 5월', '지금까지 온 게 아까워 버티는 11월' 등의 캐치 프레이즈로 직장에서 존버 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제일기획에서는 새로운 상품만 파는 컨셉으로 몇 가지 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이 뜨거운 것 같진 않다. 다만, 제일기획은 올해 2월 말 공시를 통해 '전자상거래업'과 '제조 및 판매업' 그리고 '중고판매업'을 정관에 삽입했다.
제일기획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현대 계열의 광고 대행사인 이노션에서도 2018년에 스마트 선글라스를 CES에 출품했고 킥스타터를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국내의 큰 광고대행사인 에코마케팅에서도 자사에서 기획부터 제조, 운영까지 준비해서 판매하고 있는 클럭 마사지가 큰 성과를 내고 있다. 2018년 출시 후 누적 판매량 500만대를 넘기면서 에코마케팅이 2017년 인수하고 클럭을 판매하는 회사인 데일리앤코는 2019년 매출 700억을 돌파했다. (출처=클럭페이스북, 매일경제)
광고 회사들은 왜 이렇게 제조와 이커머스에 열을 올리고 있을까? 본업만으로는 안된다는 판단이 있을 것이다.
왜 광고업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됐을까? 광고를 꼭 광고대행사가 안해도 되는 디지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과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상품이 한 번에 알려지기 쉬운 디지털 환경이 기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를 변혁해야만 하게 한 환경 변화, 디지털과의 동침이 미래이자 답이 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제삼기획이 잘 될 거라고 보진 않는다. 다만 디지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 지켜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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