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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이슈 | Issues

마셜플랜, 냉전 시대 미국의 친구 만들기

by 티거위트 2020.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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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셜플랜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에 미국에서 실시한 계획이다. 트루먼 행정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조지 마셜이 제안한 계획이라 마셜 플랜이라 불린다. 정식 명칭은 유럽 부흥 계획(European Recovery Program, ERP)이다. 냉전 시대의 주요 정책답게 공산주의와 공산권의 확산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다.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조지 마셜. 출처=위키피디아

세금을 낭비한 정책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마셜 플랜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무상 지원의 형태로 대상국에게 전달됐다. 미국이 당시 경제 사정이 피폐한 전쟁 후 유럽 국가들에게 돈을 퍼준 것이다. 당시 동유럽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체코, 동독 등의 국가들은 공산주의 진영으로 편입됐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서유럽 국가들을 친구로 만들 필요가 생겼다. 이에 당시 기준으로 130억 달러를 4년간 지원했고, 이것은 지금의 가치로는 한화 기준 200조~250조 수준의 금액이다. 덕분에 서유럽 국가들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유럽 부흥을 위한 미국의 공급. 출처=위키피디아

마셜플랜이 성립되려면 주는 곳과 받는 곳이 있어야 한다. 도움이 절실한 받는 수혜국, 무상으로 지원할 이유가 있는 지원국. 냉전시대는 정치 체제의 생존 문제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진영 대립 구도에선 무상으로라도 지원할 이유가 있었다.

마셜플랜 원조 국가와 금액. 출처=나무위키

올해 4월 6일, 멕시코 대통령이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힘들어하는 신흥국을 위해 21세기판 마셜플랜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현재의 코로나 사태에서는 도움이 절실한 받는 입장의 수혜국은 있다. 하지만 무상 지원의 이유가 있는 지원국은 없어 보인다.

본래 의미의 마셜플랜이 다시 입안되고 시행되는 날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그 날이 온다면 중국의 패권 욕심이 다시금 구체화되는 시점이거나, 세계적인 어려움이 닥친 상황일 것이다. 좀 더 엄밀히는 둘 다 겹쳐야 할 것 같다. 세계적 어려움이 찾아오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가지다. 인간이 예상치 못한 재난에 의한 상황과 인간이 직접적으로 야기하는 전쟁 등에 의한 것이다.

만약 코로나19보다 더한 세계적 재난이 오고, 중국은 그 어려움을 비켜갔다고 하자. 그럴 때 재난을 활용해서 중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성공할까? 기존에 같은 방향성으로 공감을 갖고 있던 일부 국가 외엔 반발이 생길 것이다. 상대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셈을 치르게 하려는 속내는 본능적으로 알아채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친구 만들기가 실패한다. 2회 이상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진행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때는 어려움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기꺼이 어려움을 도와줬던 친구가 또 돕는 것이 될테니까. 하지만 그게 언제일지, 2번이나 같은 국면이 발생할 거란 기대는 어렵다.

그럼 국제적 전쟁 후 상황에서 21세기 마셜플랜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이건 대다수의 국제 시민들이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21세기 마셜플랜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1947년 조지 마셜이 시행한 미국의 친구 만들기 작전은 전례 없는 호감형 작전으로 남게 될 것 같다. 그 경제적 효과성에 의문점은 남겠지만 이와 연관한 정치적 결과는 영원히 남았다.

마셜플랜의 기록. 출처=위키피디아, 조선멤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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